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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논평] 고교학점제 보완과 서·논술형 평가 논의, 선택이 아닌 병행의 과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학점제로 인한 혼란 해소와 대입 개편, 그리고 서‧논술형 평가 확대 논의의 중단을 촉구하였다. 이들은 서‧논술형 평가의 교육적 취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보다는, 현행 수업 환경과 채점의 공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편이 추진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전북지역공동 역시 이러한 우려와 교원의 부담에 깊이 공감한다. 그러나 현장의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평가 개선 논의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

첫째, 학점제 보완과 수능 개편은 서로 다른 시점과 단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수능의 서‧논술형 도입은 아직 검토와 공론화 과정에 머물러 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추가 공론화가 필요할 경우, 정책 시안 발표를 미룰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선제적으로 확대해 실제로 운영한 뒤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2028학년도 대입을 앞둔 학생들의 혼란은 신속히 바로잡아야 하며, 중장기적인 평가 개편 논의는 철저한 준비와 현장 참여를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 성취평가 확대와 서‧논술형 평가 개선은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서‧논술형 평가가 학생의 사고 과정과 학습의 깊이를 평가하는 제도로 정착하려면, 내신 평가 방식 또한 성취기준 중심으로 점진적 전환이 필요하다. 3개 단체가 요구한 진로‧융합선택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 역시 학생들이 등급 경쟁 때문에 특정 과목을 기피하거나 편중하는 왜곡을 줄이자는 취지다. 이러한 문제 인식 아래, 성취평가 확대와 서‧논술형 평가의 출제 및 채점 방식 개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셋째, 교원 확충과 평가 개선은 동시에 설계하되, 실제 시행에는 분명한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규 교원 확충과 다과목 지도 부담 완화, 그리고 작은 학교 지원 등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평가 방식 개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예산, 수업 및 채점에 소요되는 시간도 구체적으로 산출하여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여건 개선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를 멈출 필요는 없으나, 교사들에게 추가 업무를 무리하게 부과하는 식의 병행 추진은 피해야 한다. 실제 확대의 범위와 속도는 학교 현장의 준비 수준과 지원 체계에 맞춰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북의 소규모 학교와 농산어촌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충분히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쓰는 수업이 가능하도록 맞춤형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교육 주체가 모인 협의체를 통해 우려를 검증하고, 추진 조건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3개 단체는 교원, 학생, 학부모, 교육당국,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지역공동도 이 제안에 뜻을 같이한다. 협의체에서는 채점의 공정성, 이의제기 및 민원 대응, 교원 업무 부담, 사교육 및 교육 격차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개적으로 검증하여야 한다. 교원은 평가 개편의 실질적 주체인 만큼, 정책 수립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전북지역공동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진로‧융합선택 과목의 성취평가 확대, 정규 교원 확충, 소규모 학교 지원에 필요한 계획, 예산, 일정을 함께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서‧논술형 평가의 채점 공정성, 이의제기 체계, 교원 업무 부담과 사교육 문제를 면밀히 검증하고, 충분한 지원 하에 내신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교육 주체 협의체에서 학점제 보완과 중장기 평가 개편의 일정, 적용 대상, 시행 조건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학생의 고교 3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현재의 혼란을 해결하고 미래 평가 제도를 준비해야 할 책임은 모두 교육당국에 있다. 현장 지원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며 평가 개선 논의를 병행하는 것이 학생의 성장과 학습권을 지키는 길이다.

2026. 10 11 

전북지역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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