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법관의 아전인수격 법 해석 - 곽병선 고문 논평
전북지역공동 추진위원회 곽병선 고문 논평
(전북지역공동 추진위 고문, 전 국립 군산대학교 총장, 전 한국법학회 회장)
어느 법관의 아전인수격 법 해석
지난 3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현)는 내란죄의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다. 법원은 검찰이 구속기간이 만료된 후에 공소를 제기했다고 판단했는데, 핵심 쟁점은 구속기간 계산 방식이었다.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13항에 따르면, 구속적부심을 위해 수사 관계 서류가 법원에 접수된 시점부터 반환된 시점까지의 기간은 구속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를 ‘날’ 단위로 계산할 것인지, ‘시간’ 단위로 계산할 것인지였다.
검찰은 기존 판례와 실무 관행에 따라 ‘날’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의 구속기간은 1월 15일부터 1월 23일까지이며, 구속적부심으로 인해 1월 17일부터 1월 19일까지의 3일이 추가되어 최종적으로 1월 26일 자정까지 연장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검찰이 1월 26일 오후 6시 52분에 공소를 제기한 것은 구속기간 내였으므로 적법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시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았다. 법원은 1월 17일 오후 5시 46분부터 1월 19일 새벽 2시 53분까지의 33시간 7분을 제외해야 하므로, 윤석열의 구속기간 만료 시점을 1월 26일 오전 9시 7분으로 계산했다. 따라서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시점은 이미 구속기간이 끝난 후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판단은 기존의 법 해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형사소송법 제66조 제1항은 구속기간을 ‘날’ 단위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주석서에서도 구속기간은 ‘날’ 단위로 산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 70년간 법원과 검찰 모두 이러한 해석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는 이를 뒤집고 ‘시간’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이 결정은 법적 안정성을 크게 흔드는 문제를 야기한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일관된 해석이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특정 사건에서만 새로운 계산 방식을 적용하여, 기존의 판례와 실무를 뒤엎었다. 만약 이 논리를 따른다면, 현재 구속 중인 피의자들은 구속기간 계산 방식에 불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미 형이 확정된 사람들까지 구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판결이 과연 정의로운 판단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법적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는 ‘평균적 정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윤석열이라는 특정 피의자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되었다. 만약 법원이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면, 이러한 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판결은 기존의 법 해석과 실무 관행을 무너뜨리면서 법적 안정성을 훼손했다. 법은 특정 사건이나 특정 피의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러한 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법적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잘못된 법해석으로 오래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